남녀관계에서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그리고 남녀 간에는 선물에 대한 인식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사회심리학에는 연애가 진전되는 과정을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에는 어떠한 심리적인 요인들이 작용되고 있는가를 분석하는 연구들이 있다. 이러한 연구들을 보통 연애단계설이라고 부른다.
연애단계설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처음 만난 남녀 간의 관계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것은 선물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서였다.
여성에게 선물은 하나의 의식이다
첫단계는 이러한 우호적인 이야기로부터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다든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 보여주지 않는 자기의 측면을 보여주는 식으로 발전해간다. 그리고 이 단계는 서로에게 선물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처럼 연애관계에서 선물이란 상대방에 호의를 전달하는 소중한 의식의 의미를 갖는 것이다.
선물은 소중한 의식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때로는 갈등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선물이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데에는 남녀 간의 선물에 대한 인식차이가 원인일 경우가 대단히 많다.
우선 선물을 두 사람의 관계에서 소중한 의식으로 보는 정도에는 남녀 차이가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를 두 사람만의 독점적인 의식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여성이 교제를 막 시작한 남성에게 첫 선물을 준다는 것은 본격적인 교제를 시작하고 싶다는 시그널이 된다. 또한 교제가 계속되면서 남성에게 주는 선물도 자신의 상대방에 대한 호의를 전달하는 수단이자 의식이다. 그 결과 여성은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두 사람 사이에서만 통하는 배타적인 행위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하지만 남성의 경우에는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소중한 의식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생각하더라도 그 정도가 대단히 약하다. 특히 연애경험이 없는 남성일수록 연애관계에서 선물이 갖는 의미를 잘 모르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갈등의 씨앗이 되는 경우가 많다.
여성의 경우는 상대가 다른 여성에게 선물을 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일본의 한 연구를 보면 자신의 애인이 다른 여성과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다른 여성에게 선물을 하는 것은 참을 수 없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이와 반대로 남성들은 다른 남성에게 선물을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다른 남성과 차를 마신다든지 술을 마시는 것을 불쾌하게 여기고 있었다.
이처럼 여성들은 선물을 한다는 행동을 더 진지하고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런 까닭에 툭하면 아무에게나 선물을 하는 버릇이 있는 남성은 삐끗하면 상대 여성의 오해를 살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둘 필요가 있다.
남성은 금액, 여성은 횟수
그것은 남성은 선물을 금액이 높을수록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는 금액이 아니라 횟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성도 값비싼 선물을 받는 것이나 호화스러운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마다하지는 않는다.
고가의 선물을 받으면 흐뭇해하는 것은 여성이라고 다를 바는 없다. 하지만 여성에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일년에 단 한 번의 고가의 선물보다는 그렇게 비싸지 않더라도 작은 선물을 자주 받는 것을 여성은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값비싼 선물을 자주 받으면 그것이야말로 금상첨화이다.
여성의 이러한 면을 남성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남성은 사소한 선물을 하는 것에 주저한다. 이런 작은 것을 선물해서 상대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여기지 않을까하는 우려에서이다. 물론 이것은 남성들의 오해이자 착각이다.
또한 남성은 크게 선물을 하면 그것으로 됐다고 생각하기 쉽다. 선물의 금액이 크면 자기의 마음을 충분히 표시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사람이라면 선물이래봐야 일 년에 한 두번하면 그만이기 마련이다. 그러면서도 자기는 충분히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 한번조차도 안하는 남성이 태반이긴 하다.
하지만 횟수를 더 중요시하는 여성들의 입장에서는 상대방은 자기에게 일 년에 한 두 번 마음을 써준 것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이러한 선물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가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남녀간에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서로간의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이 나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서로간의 이해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쓸 데 없는 갈등을 막는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