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라도 웃어라

사회심리학 2008/06/19 17:19 posted by Rokea


웃음 없이는 인간관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것은 뫼비우스 증후군 환자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뫼비우스 증후군이란 뇌신경 기능 일부에 발달장애가 와서 안면근육이 거의 마비되어 버리는 질환을 말한다. 뫼비우스 증후군을 앓는 환자들은 안면근육이 마비되어 있기 때문에 웃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서는 그들의 감정과 기분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러한 까닭에 뫼비우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친한 관계를 형성, 유지하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것이다.

잘 웃어야 성공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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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란 이처럼 인간관계의 형성,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웃음에 인색하다.

이것은 과묵한 사람이야말로 믿을 만한 사람이고 사람 앞에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던 우리 사회의 전통 때문일 것이다.

사실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잘 웃는 사람은 실없는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달라졌다. 우리 사회도 잘 웃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하는 세상이 이미 되고 만 것이다.

잘 웃는 사람이 행복한 생활을 보내고 성공하기 쉽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는 대단히 많다. 이러한 연구 가운데 대표적인 것에 여대생들의 졸업앨범 사진에 찍힌 웃는 모습을 분석한 미국의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졸업 앨범에 실렸던 여성들을 30년이 지나 추적 조사해보았다.

그 결과 앨범사진에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여성들이 그렇지 않았던 여성들에 비하여 훨씬 더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던 여성들이 미인이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아닐까 의심했다. 미인인 까닭에 보다 조건이 좋은 배우자를 만난 결과 더 큰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분석의 결과, 30년후의 행복감과 외모와는 상관이 없었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또 하나의 중요한 점은 카메라 앞에서 짓는 억지 미소는 30년 뒤의 행복한 삶에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다. 심리학에서는 보통 진정한 미소를 "뒤센 스마일(Duchenne smile)", 억지 미소는 "팬 아메리칸 스마일 (Pan-American smile)"이라고 부른다. 뒤센 스마일이란 미소를 최초로 학문적으로 연구한 심리학자 뒤센의 이름을 딴 것이고, 팬 아메리칸 스마일이란 팬 아메리칸 항공사의 스튜어디스들이 손님에게 짓곤 하는 억지 미소에서 비롯된 말이다.

진정한 미소와 억지 미소의 차이

진정한 미소와 억지 미소의 차이는 무엇일까? 진정한 미소와 억지 미소를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까마귀 발 모양의 눈둘레근이다. 이 근육이 움직여 눈이 웃느냐 여부가 진정한 미소와 억지 미소라는 차이를 낳는다. 보통 사람이 미소를 짓기 위해서는 16개의 근육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16개의 근육 가운데에서 의도적으로 움직이기 가장 어려운 것이 눈둘레근이다. 의도적으로 눈둘레근을 움직여 미소지을 수 있는 사람은 10명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할 뿐이다. 유심히 보면 거짓 미소의 90% 정도는 알아차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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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우리는 눈이 웃고 있느냐를 보면 상대가 진정한 웃음을 짓고 있느냐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입으로 아무리 함박웃음을 짓더라도 눈썹이 아래로 내려가고 뺨이 위로 올라가며 웃지 않으면 그것은 억지 웃음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억지 웃음이 사회생활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는 않다. 억지 웃음 나름대로 효용이 있다. 아무리 가식적인 억지 웃음이라도 상대방에게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주지는 않는다. 억지 웃음이라도 찡그린 얼굴 모습보다는 백배 나은 법이다 .

물론 마음이 즐거워야 진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면 마음이 불편하면서 진정한 웃음을 웃는 것은 어렵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기분이 상할 때도 우울할 때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분 대로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특히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불편해도 웃는 낯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게 쉽지는 않다.

이처럼 기분이 꿀꿀할 때 효과적으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그것은 슬프던 우울하던 일단 웃어 보는 것이다. 즐겁다고 느껴질 때까지 그냥 웃어보는 것이다.

우리는 즐거워서 웃는 것일까, 아니면 웃다보니 즐거워지는 것일까? 우리는 슬퍼서 우는 것일까, 아니면 우니까 슬퍼지는 것일까? 우리는 당연히 즐거워서 웃는 것이고 슬퍼서 우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울다보면 별 것도 아닌 일이 더 서럽고 슬프게 느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또한 별 것도 아닌 일이 웃다보니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픈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사람은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픈 것이고, 재미가

있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재미있게 느끼는 것이라는 독특한 주장을 폈다. 제임스의 주장

에 따르면 인간은 일부러 웃음을 짓다보면 덩달아 즐거워지고, 울다보면 그냥 슬퍼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제임스의 주장은 거센 반박을 받아 왔지만 요즈음은 embodiment나 social embodiment(이부분애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룹니다)에서 보듯이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다.

눈물을 흘리면서 억지로 미소를 지어본다든지, 비참하게 느낄 때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웃음을 짓다보면 어느 틈에 즐거워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웃어야 하느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웃음이 우리에게 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생각해본다면 이러한 반문은 우문이다. 백약이 필요 없다는 말처럼 웃음이 우리 몸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웃음 없이는 인간관계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절대적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간과되고 있는 것은 웃음이 상상력, 창의력, 문제 해결 능력 등 직장인에게 필수적인 능력을 높이는 데에도 대단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인간관계가 아니라 이러한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웃을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