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과 작은 행복감

사회심리학 2008/06/14 07:32 posted by Rokea



남녀를 불문하고 사람은 선물에 대단히 약하다. 사소한 선물을 받아도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져 상대방에 호의적인 행동을 하는 것이 보통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것은 호의의 상호성 때문에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상대방이 나에게 잘해주면 나 역시 상대에게 잘해주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인 것이다.

선물의 심리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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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의 효과가 대단히 높다는 것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스트로메츠(Strohmetz)라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는 레스토랑에서 식사 후에 제공하는 작은 선물이 손님들이 주는 팁의 다과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를 조사했다.

두 개의 레스토랑을 이용, 1백60 차례의 저녁식사가 분석 대상이 되었다. 실험에서는 작은 선물로 초콜렛이 이용되었다. 초콜렛을 주었을 때와 주지 않았을 때 손님들이 종업원에게 주는 팁 액수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실험의 목적이었다.

종업원은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면 초콜렛이 든 바구니를 들고 식탁으로 간다. 그리고 어떤 손님들에게는 초콜렛 하나를 고르라고 하고 어떤 손님들에게는 두 개를 고르라고 한다. 그리고 나서 식탁을 떠나 자기 자리로 돌아오면 되는 아주 간단한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를 보면 초콜렛 하나를 주었을 때에 손님들은 계산서의 19% 정도를 팁으로 놓고 갔다. 반면 두 개를 고르게 했을 때에는 계산서의 21% 정도를 팁으로 놓고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초콜렛을 제공하지 않았을 때 팁은 계산서의 15% 정도였다.

누구나 특별하게 대접받고 싶어 한다

이 실험에서는 또 다른 조건이 있었다. 그 조건에서는 초콜렛 하나를 권하고 나서 일단 식탁을 떠난다. 그리고 잠시 후 손님에게 다시 가서 초콜렛을 하나 더 권하는 것이었다. 결국 초콜렛을 두 번 권하는 셈이 된다. 결과를 보면 이 경우가 팁이 가장 많아 손님들은 계산서의 23% 정도의 금액을 팁으로 놓고 갔다.

이 실험의 결과는 초콜렛이라는 사소한 선물이 손님들이 주는 팁 금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의미했다. 받은 초콜렛이 많을수록, 그리고 초콜렛을 받는 기회가 많을수록 손님들이 종업원에 베푸는 호의의 양이 많았던 것이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까? 우리들에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특별하게 대접받고 싶다는 이러한 욕구를 보통 자기승인의 욕구라고 부른다. 이러한 욕구 때문에 우리들은 누군가가 자신에게 관심을 쏟아주고 특별하게 대우해주면 흐뭇해하고 만족해 한다.

실험에서는 바로 이 자기승인욕구 때문에 초콜렛을 제공하는 양과 기회가 많을수록 팁 금액이 많아졌던 것이다. 특히 초콜렛을 두 번 권하면 사람들은 자기를 특별하게 대우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결과 팁의 금액이 가장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초콜렛이라는 사소한 선물, 어찌 보면 장사 속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는 선물조차도 이러한 효과를 발휘하는 데, 우리의 진심이 담긴 선물이 효과가 없을 리는 없다.

선물은 우리의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해주는 윤활유의 역할을 한다. 물론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에는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선물을 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뭔가 바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답례로 선물을 하는 것 역시 미리 받은 것이 있기 때문에 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받고나면 주거나 주고나면 받고 싶어 하는 것을 호혜성의 원리라고 부른다. 선물을 주고 받는 행위의 저변에 호혜성의 원리가 깔려 있음은 물론이다.

선물이 주는 작은 행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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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선물에는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면이 있다고 하여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을 꺼려할 필요는 전혀 없다. 왜냐하면 호혜성의 원리를 떠나 선물을 주는 것 자체가 받는 상대에게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최근의 연구결과들은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선물을 받으면 그것이 아무리 작은 선물이라도 작은 행복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물론 “이거 뭐야, 나를 어떻게 보고 이런 하잖은 선물을 하는 것이냐”라는 되먹지 않은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행복할 자격이 없다.

작은 행복감을 느끼면 사람들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변한다. 작은 행복감이 어떤 것인지는 자판기에 커피를 뽑으러 갔다가 우연히 몇 백원의 불로소득을 올리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커피를 뽑고 나서 무심코 동전 반환구에 손을 집어넣었더니 앞에 사람이 잊어먹고 간 동전 몇 닢이 잡히는 경험 말이다. 참으로 사소한 푼돈이지만 이런 상황과 마주치면 사람들은 대단히 즐거워한다. 이것이 바로 작은 행복감이다.

사소하게 보이는 작은 행복감이지만 이것들은 우리에게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작은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주위 사람에게 관대해져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기도 한다. 게다가 작은 행복을 느끼면 창의성도 높아지고 결정 능력도 높아진다. 이런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데에는 선물만한 것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 선물이 적정한 수준일 때의 이야기이다. 턱없이 고가이거나 부담스러운 선물은 오히려 역효과를 거둔다. 이러한 선물들을 받는 사람은 행복감을 느끼기는 커녕 오히려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심으로 상대를 소중하게 생각해 선물을 하는 경우라면 부담을 안느낄 정도의 선물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받는 사람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때, 그리고 받는 사람이 자기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저절로 받을 수 있을 때 그 선물이야말로 가장 좋은 선물인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선물도 해본 사람이 잘하는 법이다. 이 글을 읽은 김에, 오늘 누군가 소중한 사람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하나 해서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