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폐인의 심리 (2)

사회심리학 2007/03/15 19:00 posted by Rokea

 

인터넷 폐인 가운데에서도 가장 폐해가 크고 상태가 심각한 것은 온라인게임 폐인이다. 중독성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며칠 밤을 새워 가며 게임을 하다 죽은 사람이 이미 여럿 나온 리니지는 물론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는 메이플스토리조차 중독성이 상당히 강하다.

사실 온라인게임만이 아니라 모든 게임은 중독성을 갖기 마련이다. 중독성 없는 게임은 시장에서 성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 폐인은 무엇을 위해, 또 어떤 심리적인 이유로 그렇게 오랜 시간을 게임에 열중하는 것일까?.


게임에 빠지면 씻지도 않는다

우선 몰입감을 들 수 있다. 게임에 푹 빠져 들면서 맛보는 심리이다. 게임에 온 정신이 팔리면 딴 일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미국의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사람이 어떤 행동에 완전히 몰두해 있을 때 느끼는 포괄적인 감각을 플로우(flow)감이라고 불렀다.


플로우 상태에서는 행위와 의식이 하나가 되고, 한정된 자극에 주의가 집중된다. 그리고 자아가 상실되며 컨트롤감, 명료한 피드백이라는 특징이 확연히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플로우 체험 중에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다” “나쁘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동기 자체가 일어나질 않아 주위는 완벽하게 무시된다. 온 신경이 화면에만 집중되는 것이다. 슈팅게임이나 격투 게임을 할 때를 생각해 보면 플로우 체험을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게임에 빠져 있는 모든 주의가 화면에 쏠려 있어 , 주위를 느낄 겨를이 전혀 없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은 이러한 몰입감이 비교적 장시간 계속되는 것이고 또 이러한 몰입감 때문에 다른 일을 할 겨를이 없고 평소 깔끔했던 사람들조차 잘 씻지도 않은 채 게임에 매달리는 것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물론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다는 성취동기도 이
단계에서 작용한다.  다른 사람보다 레벨이 높아 보겠다는 우월 욕구 또한 한몫을 한다. 사람에게는 우월 욕구란 것이 있다. 심리학자 애들러(Adler)는 사람을 움직이고 있는 본능적인 욕구에는 우월 욕구가 유일하다고 주장했을 정도로 우월욕구는 사람의 행동에 강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월 욕구란 남에게 지고 싶지 않고 이기고 싶다는 단순명쾌한 욕구이며 이러한 욕구를 가지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게임폐인과 게시판폐인은 동시 진행된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을 시작했을 무렵의 이야기이다. 고렙이 되려면 적어도 몇달이 걸리는 온라인게임에서 게임을 하는 순간마다 몰입감을 느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저 레벨에서 벗어나 중 레벨, 고 레벨로 접어들면 사정은 전혀 달라지는 것이다.

특히 요즘 온라인게임은 레벨을 올리는 데에 쓸데없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접률을 올리고 게이머를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고렙에 오르는 것을 쉽게 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게이머들은 경험치를 얻기 위해 똑같은 행동을 너무나 오랫동안 반복해야 한다. 이른바 노가다질이다.
 
물론 디아블로 같이 특정한 장소(시크릿 카우레벨)에서 단시간에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게임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디아블로가 예외일 뿐 거의 모든 온라인게임은 레벨을 올리는 것이 고통스럽다.


중고레벨이 되면 대개 지겨움을 느껴 가면서 게임을 계속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위와 같은 플로우감을 얻는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지겨워하면서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은 몬스터를 자동적으로 죽여주는 매크로를 사용하는 유저가 많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매크로가 통용되는 일부 게임에 국한되는 이야기이다.


매크로를 사용하면 PC 앞에 앉아 있는 절대적인 시간은 줄어든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폐인모드에서 완전하게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매크로를 걸어 놓으면 무슨 아이템을 집어 놓았을까가 궁금해진다.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매크로를 걸어놓은 채 자다가 중간에 깨서 확인하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닐 정도이다. 혹시 보관함이 꽉 차서 아이템을 줍지 못하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에서이다. 대개의 경우는 기우이지만....


매크로를 걸어놓은 채 밖에 나가도 머리속에는 온통 매크로 생각뿐이다. 지금 매크로는 잘 돌아가고 있을까? 어떤 아이템을 주워 놓았을까? 혹시 보관함이 꽉 차서 대박 아이템을 놓친 것은 아닐까? 빨리 집으로 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맘만 굴뚝같다. 그 결과  귀가하자마자  컴퓨터로 달려가 아이템을 확인하게 된다.


또 게임을 하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남들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에서 게임관련 게시판을 찾는 시간이 길어진다. 온라인게임 폐인과 게시판 폐인이 동시 진행되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