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한 TV에서 예쁜 여자와 그렇지 않은 여자가 사회에서 받는 대접을 비교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돼 상당히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의 초점은 다양한 사회적 장면에서, 예쁜여자가 그렇지 않은 여자에 비하여 얼마나 더 대접을 받고 있는가에 맞추어져 있었던 듯하다. 그 가운데에서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장면은 여성들이 길에 서서 동승을 부탁하는 상황이었다.
예쁜 여성이 길가에 서서 손을 들자 지나가던 차들이 서로 뒤질세라 서기에 바빴다. 차들이 늘어서면서 운전자끼리 서로 태우겠다고 싸움이라도 벌일 태세이다. 어떤 넘은 아무 생각없이 지나쳐갔다가 급브레이크를 밟더니 후진까지 해오더라.
반면 예쁘지 않은 여성의 경우는 단 한 대의 자동차도 서지 않았다. 물론 TV 프로그램이다 보니 약간의 과장은 섞여 있었겠지만, 현실도 그리 다르지는 않을 듯 싶다. 이 프로그램을 본 남성들은 속으로 찔리는 구석야 있었겠지만 실소를 금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예쁜 여성은 덕만 보면서 살아가는 것일까?
이처럼 일상적인 생활에서 예쁜 여성은 대우를 받는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같은 실수를 해도 예쁜 여성 쪽이 용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똑같은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예쁜 여성이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세상이 이렇다 보니 너나 나나 성형수술을 하고 다이어트에 목을 맨다.
그렇다면 예쁜 여성은 언제나 덕만 보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지 않을까? 다행히도 예쁜 여성이 언제나 덕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쁘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볼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제를 다룬 사회심리학의 실험들을 보면 예쁘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봐야하는 상황도 적지 않았다. 아름다운 여성들의 행동을 남성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관한 시걸과 애론슨의 실험은 시사해주는 바가 많다.
실험 대상은 텍사스대학의 남학생 48명였다. 학생들이 실험실로 가면 여성 대학원생이 기다리고 있다. 여성은 학생들에게 캘리포니아 성격 검사라는 테스트 용지를 주고 그것을 완성해달라고 부탁한다. 학생이 테스트를 완료하면 여성은 그 자리에서 채점을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바로 알려준다. 잠시 후 여성이 방을 나가고 나면 다른 대학원생이 들어와 학생에게 조금 전의 여성에 대한 인상을 물어보는 아주 간단한 실험이었다.
사실 여성이 전해주는 테스트결과는 실제의 테스트 결과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채점을 하는 척은 했지만 어떤 결과를 알려줄지는 미리 정해져 있었다. 절반의 학생에게는 ‘적응력이 있고, 성실하고, 인간관계가 훌륭하다“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해준다. 듣는 학생들로서는 흐뭇할 수밖에 없다. 이들이 플러스조건이다.
반면 다른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성격이 가벼울 뿐 아니라, 내성력도 모자른다, 그리고 창조성이 전혀 없다”라는 아주 좋지 않은 결과를 들려주게 되어 있었다. 듣는 학생 입장에서 본다면 욕설을 듣는 것보다도 더 모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결과였다 . 이들이 마이너스 조건이다.
예쁘지 않은 여성에게 칭찬들어봐야 반갑지도 않다
또한 테스트 결과를 알려주는 여성에게도 두 가지 타입이 있었다. 첫 번째는 미인조건으로 이 조건에서는 아름다운 여성이 멋있는 옷차림을 하고 게다가 우아한 모습으로 결과를 알려주게 되어 있었다.
두 번째는 비미인조건으로 이 조건에서 결과를 알려주는 여성은 좀 안 생겼을 뿐 아니라 화장도 하질 않았다. 게다가 잘 어울리지 않는 가발까지 뒤집고 쓰고 있어서 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마저 띠고 있었다.
플러스조건-마이너스 조건, 미인조건-비미인조건을 조합하면 4가지 그룹으로 나뉘어진다. 각각의 그룹에 속하는 학생들의 결과를 알려준 여성의 호의도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 이 실험의 목적이었다. 여성의 인상을 묻는 질문에는 “그 여성이 얼마나 좋습니까”라고 스트레이트로 물어보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다. 결과를 보면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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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 |
비미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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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평가 |
3.67 |
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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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평가 |
1.08 |
1.17 |
플러스의 평가를 받았을 때에는 미인조건, 비미인조건 모두에서 호의도가 높았다. 특히 미인조건에서 5점 만점에 3.67점으로 두드러지게 호의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점수는 -5점에서 +6점까지 분포). 예쁜 여성으로부터 칭찬을 들으면 기분도 좋아질 뿐 아니라 덩달아 그 여성에 대한 호의도도 높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예쁜 여성이 무심코 던진 친절한 말 한마디 때문에. 상대방이 자기를 좋아하고 있다고 오해 해버린 남성이 스토커가 되버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이다.
예쁜 여성의 쓴소리는 비수가 될 수도 있다
반면 예쁘지 않은 여성이 플러스 평가를 한 경우에는 호의도가 플러스이기는 하나 상당힌 낮은 점수이다. 예쁘지 않은 여성으로부터 칭찬을 들어봐야 그저 그럴 뿐이라는 것을 실험결과는 말해주고 있다.
문제는 예쁜 여성이 마이너스의 결과를 이야기해주었을 때이다. 평균 1.08점으로 4조건 가운데에서 가장 낮다. 예쁜 여성이 좋지 않은 결과를 이야기했을 때, 학생들이 받아들인 심적 타격이 상당히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타격은 상대 여성에 대한 호의도의 저하라는 것으로 직결되었다.
결국 남성이 평가를 받아야 할 때, 미인이 아닌 여성이라면 칭찬이든 비난이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지만, 상대가 미인이라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실험결과는 말해주고 있다. 특히 비난에는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다.
남성은 예쁜 여성으로부터 심한 말을 들으면 생각 이상으로 심리적인 상처를 입는다. 예쁜 여성일수록 말조심을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예쁜 여성은 칭찬에도 인색해야하고 비난에도 인색해야 하는 법이다. 남들보다 훨씬 입조심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예쁘다고 다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겠다. (계속)
대인매력의 심리(3)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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