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도 말했듯이 “Beauty is Good(이하 BIG)"은 스테레오타입이다. 스테레오타입이란 지역감정과 같이 뚜렷한 근거 없이 이루어지는 감정적인 사고를 말한다. 이것은 사람의 행동을 무의식적 차원에서 규정한다. 대개의 경우 생각하기 이전에 이미 몸으로 반응한다는 이야기이다. 스테레오타입과 같은 사고방식이 좋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누구도 그러한 사고방식으로부터 쉽게 벗어나지는 못한다는 데에 스테레오타입의 무서움이 있다.
스테레오타입은 이중적이다
스테레오타입은 음험하다. 사람들은 공적인 장면에서는 누구나 스테레오타입을 없어져야 할 못된 것이라고 매도하지만 사적인 장면에서는 비난은커녕 그것을 오히려 즐기기 때문이다. 가령 우리사회의 대표적인 스테레오타입인 지역감정을 생각해보자.
사람들은 누구나 공적인 장면에서는 지역감정이야말로 망국의 근원이니 하루라도 빨리 척결해야 한다고 떠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자기들만의 사적인 공간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틀리다. 지역감정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즐기기까지 하는 것이다. 또한 사적인 공간 뿐 아니라 익명성만 보장된다면 준 공적인 성격의 공간인 인터넷 게시판조차 지역감정이 담긴 글이 난무한다.
BIG스테레오타입 역시 다를 바 없다. 공적인 장면에서는 누구나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식으로 이야기한다. 적어도 대놓고 BIG를 우리사회가 추구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적인 공간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예쁘지 않으면 그게 어디 여자인가?”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사회분위기에서 애인이나 배우자 선택에서 BIG 스테레오타입을 추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채용과 같이 개인적인 능력과 외모가 거의 상관이 없는 경우에서조차 BIG 스테레오 타입이 작용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예쁠수록 일 잘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스테레오타입이 그렇듯이 BIG 스테레오 타입의 연원은 불분명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미 어린 시절에 BIG 스테레오타입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조차도 BIG 스테레오타입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3세 정도면 이미 BIC스테레오타입이 형성되있다
다이온(Dion, K.)(1973)은 3세로부터 6세까지의 아이들에게 다른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 아이들의 평소 행실이 어떠할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그 결과 아이들조차도 잘생기거나 예쁜 아이들은 친절하고, 폭력을 휘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다이온(1972)은 다른 연구에서 대학생들에게 귀여운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대학생들은 아이들이 똑같은 장난을 치더라도, 귀여운 아이 쪽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이루어진 비슷한 연구의 결과는 충격적이다. 초등학교 교사 44명을 대상으로한 마쯔이(松井)들의 연구(1982)에서는 외모가 단정하고 예쁜 여학생은, 그렇지 않은 여학생보다 더 도덕적이고 품행바른 행동을 할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교사들의 근속연수도 조사되었는데, 신임교사 뿐 아니라 근속연수가 긴 베테랑 교사들조차도 이러한 BIG 스테레오타입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다이온의 연구는 어린시절 이미 BIG 스테레오타입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렇다고 해서 BIG스테레오타입 형성이 유전에 기반한 것은 아닌 듯하다. 물론 1세 미만의 영아를 대상으로 BIG 스테레오타입을 다룬 연구는 없다(만약에 있다면 누구든지 가르쳐주시라. 나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유아의 경우, 웃는 얼굴에 호의적인 반응을 한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예쁜 얼굴에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미인이란 시대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니까 영아가 특히 미인에 호의적으로 반응한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사실 영아가 예쁜 얼굴에 호의적으로 반응하지는 않는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도 없다. 영아에 대해서 지금은 여러 면에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갓 태어난 영아들조차도 자기 엄마의 음성을 기억하고 있는 등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해오고 있었던 것과는 다른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영아의 뇌파를 측정해본 결과, 자기 엄마의 음성에 관해서는 언제나 동일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영아가 자기엄마의 음성을 기억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BIG 스테레오타입
하지만 스테레오타입이란 본디 사회적 산물이다. 스테레오타입이란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학습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BIG 스테레오타입의 연원을 교육과 학습에서 구하는 것이 보다 타당할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학교교육 이전의 가정교육에서부터 스테레오타입의 형성은 시작된다. BIG스테레오타입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BIG스테레오타입의 형성은 아이들을 예쁘고 깨끗하게, 또 우수하게 기르려는 부모의 양육태도로부터 출발한다.
문제는 이러한 부모의 양육태도 역시 BIC 스테레오타입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BIG 스테레오타입에 쩌들은 부모가 BIG 스테레오타입에 쩌들은 아이들을 양산해내는 완벽한 토톨로지이다. BIG 스테레오 타입이 확대재생산될 수밖에 없는 구조는 이미 완벽하게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부모들이 부모의 애정의 표현이랍시고 골라주는 학습도구들이야말로 BIG 스테레오타입 형성의 원흉이다. 우선 그림책.
못생긴 공주가 마음씨 좋은 모습으로 나오는 그림책이 과연 몇 권이나 될까? 못생긴 왕자가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그림책은 도대체 몇권이나 될까? 콩쥐는 반드시 예뻐야 하고 팥쥐는 반드시 못생겨야만 하는 것일까? 못생긴 신데렐라가 있으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나는 것일까?
대인매력의 심리(4)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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